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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청년예술가, ‘여을’도자기 김상현대표

n-view 2024. 7. 24. 14:56

분청사기제작으로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여을’도자기 김상현대표. 고등학교때부터 도예를 전공해 올해로 도자기 굽기 15년차 도예가로 활동 중 은평구 연신내에 스튜디오를 오픈하게 되었다.

 

평범한 골목 3층에 도자기 굽는 공방이란 소박하고 정갈한 간판을 발견했다. 공방의 흰벽, 원목장식장, 그 위에 놓여진 여러 도자기들, 천장 한켠에 매달린 초록식물, 여름의 연꽃을 묘사한 ‘하회청정’ 전통회화, 나비장 등 고가구는 그의 전통적 미감이 충분히 반영된 실내장식이었다.

 

 

▶ 공방에 대해 소개해달라
– 2년 전 오픈, 서울시민, 경기도 파주, 일산 등 인근 시민들이 도자기를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흙을 조물조물해서 도자기를 만드는 ‘핸드빌딩기법’이 아니라, 물레를 돌려서 도자기를 만드는 ‘물레성형기법’을 주로 한다. 수업을 운영하면서 생활비 정도는 벌고 있다. 6개월 전에 결혼하면서 영양사였던 와이프가 본격적으로 공방운영에 합류하게 되었다. 가끔 음식을 만들어 내가 만든 그릇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등 공방 마케팅업무를 봐주고 있다.

 

 

 

▶ 수많은 도자기가 있는데, 분청사기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 분청은 생활밀착형 공예로서, 실생활에서 쉽고 친근하게 사람들에게 다가가 쓰인다. 은연 중에 사람들은 필요한 그릇만 찾아서 쓰게 된다. 그런 그릇을 만들고 싶다. 분청 자체는 다소 투박하고 거칠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예스럽고 자연스러운 멋 만큼은 그 어느 도자기보다 훌륭하다. 그런 분청만의 멋을 나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분청의 단아한 아름다움이 당신의 식탁 위에 자리하길‘이라는 목표 문구를 갖고 그릇을 제작하고 있다. 문경시에 도자기 명장 1호가 한 분 계시는데, 그 선생님께 도자기 만드는데 있어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 문경시는 몇 년 새 도자기의 도시로 많이 알려지고 있는데, 사실 조선 후기부터 근현대를 잇는 도자기산업의 전통이 깃든 곳이다. 이런 문경시의 도자기 명장 1호와의 인연이라니, 궁금하다.
– 대학교 재학시절 친구들을 보면, 도예가 2세가 있다. 친구 중 한 명이 문경시 도자기 명장 1호 2세였다. 당시 명장 1호 선생님이 장작가마를 짓는데 일손이 필요하다고 해서 일단 내려가서 10일간 일했었다. 그러다 다시 서울로 올라왔었는데, 선생님께서 내가 일하는 모습이 맘에 드셨었는지, 다시 불러주셨다. 2년 정도 문경에서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도예가로서의 예술적 가치관과 목표 의식, 작업 스타일까지 많은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다. 그 2년의 시간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음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

 

 

 

▶ 이제껏 도자기 만들면서 힘들었을때는?
– 예술하는 사람들은 대학교 졸업하고, 취업연계되는 루트를 찾기가 힘들다. 나 또한 그 지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많이 했다. 창작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생계수단을 뚫기위한 노력도 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클래스를 운영하는 것, 그릇을 판매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청년작가들이 예술계에 첫 발을 내딛을때, 선배들이 스튜디오로 끌어온다든지, 협회에서 지원을 해준다던지 등의 액션이 필요하다. 공예하는 사람들끼리 커뮤니티형성이 중요한 것 같다.

▶ 그릇을 만드는 궁극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 우리나라 전통 도자기가 우리나라,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빛을 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통그릇에 외국의 음식이 담기는 상상을 해보라. 이탈리아나 프랑스서 파스타 등 해외 음식이 담긴 내 그릇을 상상하면, 너무 멋진 일이지 않은가. 또, 작가로서 유명해저서 해외 비엔나레에 출품도 되고, 미술관에 소장도 되고 싶다.

 

▶ 목표한 인생계획이 있나
– 30살에 공방 하나 갖고싶던 것이 이뤄졌다. 40살에는 내 스타일이 명확해지고, 작가로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더 나이가 들어서는 지금처럼 수업활동보다는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

 

▶ 그릇 만드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에게 전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 어떤 공예품을 보러가서, 가격을 먼저보기보단, ‘모양새’와 ‘쓰임새’를 보고, 그릇을 골랐으면 좋겠다.
쉬는 시간은 언제냐고 하니, 잠자는 시간이라고 했다. 아침부터 밤 11시, 12시까지 공방에 도자기굽는 일을 한다고. “정말 열심히 사시네요.” 라고 하니, “열심히 산 사람들이 다 성공한건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열심히 산 사람들이다.”라는 문장이 인생의 모토라고 했다.

 

 

사진출처
여을도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