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배려하고, 여유로움이 넘치는 말투를 쓰는 문성해 감독의 아우라는 그가 사는 위미리의 감성과 너무 잘 어울렸다. 또, ‘어쩌다보니’ 미장센 작업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는 말 속에서 삶을 채근하지 않고, 흘러가는대로 두면서 작업을 지속하는 의연함을 볼 수 있었다. 감독이 사는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리는 동백나무 군락지로 유명한 제주도 남쪽 끝 햇볕이 잘 들어 유난히 따뜻한 시골마을이다. 몇 년 전부터 ‘제주감성’·‘제주시골살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그 감성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마을이다. 지난 2022년 연말 제주편을 기획하면서부터 그가 너무 궁금했다. 한때 미술하는 영화학도를 꿈꿨던 필자에게 그녀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렸을 적 꿈을 상기하게 해 설렜다. 그는 어떤 연유로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