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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무대는 연출가와 무대디자이너의 앙상블!

n-view 2024. 7. 31. 11:02

연극무대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연출가 관점에서 대본작업을 할 때, 관객 앞에 펼쳐질 무대를 생각하고 만드는지, 무대디자이너 관점에서는 전해받은 긴 서사의 텍스트를 한 공간에 어떤 포인트로 생각하고 표현하는지 궁금했다.

지난 11월 25일(금) 오후 4시 30분경, ‘창작집단 오늘도 봄’의 채수욱 연출가와 장호 무대디자이너를 함께 만나 ‘예술적 예술’이란 무대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는지 시시콜콜 물어보았다.

 

 

∥ 채수욱 연출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배우생활을 하던 중 대본작업에 집중하게 되면서, 연출가(이하 채)로 전향하게 되었다. 오는 12월 8일 무대를 앞둔 ‘예술적 예술’은 서울문화재단의 단계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지원받게 된 사례다. 수혜 비결이 뭐냐고 물어보니,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실험적인 연극이라 그런 것 같다고 수줍어했다.

 

∥ 무대디자이너 장호
장호 디자이너(이하 장)은 고등학교때부터 미술과 디자인을 전공하고, 독일로 8년정도 돌연 유학을 다녀온 뒤, 본격적으로 무대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섰다. 채수욱 연출가와는 3년 정도 인연을 맺고있다며, 동갑이기도 하고, 죽이 잘 맞는다고 했다.

 

▶‘예술적 예술’은 어떤 연극인가

  • – (채) 특별한 건 무엇이고, 아름다움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담긴 작품으로, 1막에서는 ‘족구와 연극’의 쇼케이스 실연심의가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 배우들이 관람객 앞에서 연기를 하고, 2막에서는 실제 관람객들이 그 연기를 평가하는 것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연극 속의 연극 같은 느낌의 실험극이죠.

▶굉장히 실험적이고, 처음 접해보는 극 형식이다. 이번 무대 기획할때, 어디에 주안점을 뒀는지, 스토리가 시각적으로 구현되기 위해 어떤 포인트를 살리졌는지 궁금하다.

  • – (채) 2막에서 관람객들의 1막의 연기자들의 극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연출할까 고민을 하다가 ‘족구장’을 연출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무대 바깥에 있는 관괌객들을 무대 안으로 끌어들여서 아예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인식을 준다.
  • – (장) 우선 대본을 받아들고, 굉장히 신선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작업을 하면서 저는 채수욱 연출가랑 친하니까 툴툴거리긴 해도, 사실 ‘실험적인 디자인’ 하는 걸 되게 좋아해서 재밌게 하고 있다.

 

▶이번 무대의 특징은 무엇인가

  • – (채)(장) 사실 그 연극대본에는 아예 공간 자체가 족구장이라고 써 있지 않다. 그냥 비꼬는 말이다. 족구의 발음을 빨리 하면, 들리는 대로가 맞다. 족구장을 무대컨셉으로 잡아 진짜 풍자로 가자 했다. 배우들도 다 좋다고 동의했다. 배우들이 유니폼 입고 심판복 입고 나오는 그런 식의 무대컨셉을 잡았다.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뒤켠에 무대 위 모니터로 실시간 송출한다.

▶서로 무대디자인 관련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어떻게 풀어가나.

  • – (장) 충돌이 없다. 무조건 내가 연출가의 말에 잘 따라가는 편이다. 디자이너로서 의뢰인인 연출가의 의도에 맞게 구현되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연출가의 말에 잘 따라가는 편이다. 다만, 이 부분을 강조했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말을 제시해, 그 지점이 수용되기도 한다.

▶연출가님은 배우들의 연기, 무대디자인, 스토리라인 3박자 쿵짝이 맞아야 할진데, 고충이 있을 것 같다.

  • – (채) 아무래도 모든 부분에서의 책임자니까, 최종적인 책임자니까 공연이 작품이 안 나오면 다 연출 탓이고(웃음). 부담감 당연히 있다.

▶이번 무대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 – (장) 디자인 회의를 굉장히 오래 했다. 그 과정에서 이 디자인 ‘확정’이라고 결론났는데, 며칠 뒤 연출가가 바로 뒤집어 주고. 그 회의하는 과정 중에 연출가 본인이 “말도 안돼 그건 욕먹어”했던 디자인이 다시 전화해서 “그래 그걸로 하자”한게 지금 무대 디자인이다.

▶장호 디자이너 기억에 남거나, 대표작이 궁금하다.

  • – (장) 올해 4월에 했던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 연극이 생각난다. 국립극장 무대가 규모가 크기도 컸고, 왠지 모르게 그 공연 무대가 개인적으로 되게 욕심났다.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이게 마지막에 진짜 플라스틱 쓰레기가 3톤이 관객들 뒤에서 쏟아져 나오는 연출을 시도했었다

 

▶무대끝나고나면, 작업물들은 어찌 처치하는지 궁금하다.

  • – (채)(장) 재공연을 목적으로 하는 연극이라면, 보관을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대부분 폐기한다. 우리 극단의 경우, 경기도에 창고를 빌렸다. 거기에 작업물들을 보관해놓고 있다. 아카이브 형식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지만, 언제 어느 무대에서 썼는지정도는 알아볼 수 있다. 이게 예산문제와도 직결되어 있다보니 그런 것 같다.

▶휴식시간이 궁금하다. 쉴때 잘 쉬어야 영감도 떠오를것 같다.

  • – (채) 연극할때는 쉬는 시간이 거의 없이,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 지나가다가 그 연극에 잘 어울릴거같다고 하면, 메모해놓는다.
  • – (장) 여자아이돌 음악을 계속 틀어놓는다. 노동할때도, 노동요로 쓴다.

▶두분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 – (채) 연극이 끝나고 나면, 당분간은 정말 늘어지게 휴식을 할거다
  • – (장) 직접 연출까지 하는게 나의 목표다. 지금도 이 ‘예술적 예술’말고도 2-3가지의 작업을 더 하고 있다. 잘 마무리하고 싶다.

끝나지 않는 무대디자인 회의. 아마 무대 올라가기 전까지 저런 모습일 것 같다.

채수욱 연출가와 장호 디자이너의 합작품, ‘예술적 예술’은 12월 8일부터 아트원씨어터 3관에서 12월 18일까지 만날 수 있다.

 

 

사진출처
장호 무대디자이너 공식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