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 트렌드와 확장현실(XR)
엔드뷰 "2023년, 올해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이었다." Open AI는 2022년 11월 프로토타입의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ChatGPT(General Pre-trained Transfomer)를 출시했고, 현재까지 전 세계 14억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similarweb) 미국에서는 6월 기준으로 약 2.1억명 전체 인구의 63.4%가 ChatGPT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demandsage), 이러한 인공지능(AI)의 사용은 스마트폰 기술과 자율주행 차량을 비롯해 생성형 AI(Generative AI) 응용프로그램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기계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대화, 이미지, 영상 등을 빠르게 생성할 수 있으며, 그동안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불렸던 콘텐츠, 예술, 음악 등의 창작분야에서 기계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생성형 AI 시대를 살게 되었다. Grand View Research의 최신 보고에서 글로벌 생성형 AI시장은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5.6%로 성장하여 1,093.7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감기술을 사용하는 확장현실(XR) 분야에서 AI의 활용은 인간의 자연언어를 통해 컴퓨터 제어가 가능해짐으로서 인간–컴퓨터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관련 디바이스의 판매와 메타버스 생태계의 확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 해 10월 Meta는 전면 카메라로 혼합현실을 지원하는 MR 기기 Meta Quest 3를 출시했고, Apple은 내년 초 Vision Pro의 출시를 앞두고 있다. 팀쿡 CEO는 Vision Pro를 초기에는 AR플랫폼으로 정의 했으나, 이후 공식발표에서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기기라고 정의하여 확장현실(XR) 산업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했다.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은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AR(Augmented Reality: 증강현실), MR(Mixed Reality: 혼합현실)을 포함한 몰입형 기술을 총칭하는 용어로, 현실의 감각을 확장하는 시도이자 메타버스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기술이다. 이 글에서는 우리의 생활 속에 스며든 확장현실(XR) 기술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새로운 경험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쇼핑경험
“사회구조가 복잡해지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질수록 소비자는 재미를 추구한다.” 세계적인 경영학자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의 말이다. 수년전부터 경험과 재미를 소비의 기준으로 삼는 플레이슈머(Play+Consumer)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사회의 ‘놀이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변화와 IT, 통신 기술 발전으로 전 세계적으로 재미를 만드는 방법들이 소셜미디어로 공유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빠르게 확산 되고 있다. 이들은 패션, 음식, 여행, 집, 직장에서까지 무언가를 소유하기보다 ‘어떤 즐거움을 느끼는가’와 같은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기며, 자신의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소셜미디어에 공유하여 마케팅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기업들은 이 호기심 많은 플레이슈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VR, AR과 같은 차세대 기술을 도입하여 새로운 쇼핑경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극사실주의 메타버스로 만든 롯데 칼리버스
지난 6월에 열린 ‘2023 메타버스 엑스포’에서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칼리버스는 언리얼 엔진과 VR을 활용하여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실감형 메타버스 월드 ‘Caliverse’를 공개했다. 이 곳은 버추얼 스토어(롯데 면세점, 롯데 하이마트, 세븐 일레븐), 버추얼 시어터(롯데 시네마, 코메디 클럽), 버추얼 공연(K-pop, EDM), 버추얼 홈, 커뮤니티 광장(버스킹 무대, 시티파크)으로 구성되어 있다. Caliverse는 PC를 비롯한, 모바일, VR 버젼으로도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몰입감 있는 경험을 선사했다. 버추얼 스토어 (하이마트)에서는 AI기술 활용으로 업데이트가 될 가상 점원이 제품을 설명하고, 버추얼 홈에서는 사용자가 다양한 아이템으로 자유롭게 집을 꾸밀 수도 있다. 또한 버추얼 스토어 속 하이마트에서 노트북을 구매하면, 실제 제품은 사용자의 집으로 배송되고, 버추얼 홈 안에 이 노트북을 배치하면 웹서핑이 가능해지는 ‘디지털 트윈’을 경험 할 수 있다. 또한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된 6만 명의 관객이 있는 대형 콘서트홀에서 진행되는 K-pop 공연과, 버추얼 시어터의 영화 관람은 압도적인 비주얼과 인터렉티브 효과를 통해서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준다. 롯데정보통신에 따르면, Caliverse는 올 해 말 얼리액세스로 일반 PC와 VR버전을 선보이고, 앞으로 3D 디스플레이어와 Apple의 Vision pro 버전으로 확대되어 제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 AR(증강현실)기술로 구현한 패션·뷰티업계의 가상 피팅 서비스
화장품을 직접 발라보거나 옷과 신발을 착용하지 않아도 나에게 어울리는 상품을 매칭 해 볼 수 있는 AR(증강현실) 피팅 서비스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언택트 상황에서 적극 도입되었으며, 빠르게 발전하는 실감 기술을 토대로 점점 더 퀄리티 높은 피팅 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마존의 AR신발 피팅 서비스 ‘Virtual Try-On for Shoes’, 현대백화점의 ‘H.ACC FACE’와 ‘ROUNZ’앱을 통한 선글라스와 안경 피팅, SSG의 ‘makefit’의 뷰티 피팅 서비스가 있다. 소비자는 모바일 앱을 활용해 집안에서 간편하게 가상 피팅을 경험 할 수 있다. Perch Interactive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 방문과 비교하여 가상 피팅에서 이용시간을 150% 더 많이 쓰고, 제품 테스트 개수도 1.8배 많으며, 다양한 브랜드를 시도해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Amazon을 비롯한 세계적인 이커머스 기업들이 AR 서비스에 적극 투자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 필수적인 쇼핑경험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 집을 꾸미는 쉽고 빠른 방법
가구나 전자제품은 패션이나 뷰티에 비해 제품의 종류는 적지만, 고가의 가격과 사전 배치의 어려움으로 소비자들이 구입을 망설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이러한 제품에도 AR기술이 적극적으로 적용되면서 소비자들은 집안을 3D로 스캔하여 가구나 전자기기를 원하는 곳에 배치해 볼 수 있게 되었으며, 실내 장식과 인테리어를 원하는 만큼 바꿔보고 결정 하는 재미있고 유용한 구매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PLACE’라는 증강현실 가구배치 앱을 출시했던 이케아(IKEA)는 작년 6월, 3D로 자신의 방을 스캔하고 기존 가구를 이케아 가구로 대체해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는 ‘이케아 크리에이티브(IKEA Kreativ)’ 앱을 발표했다. 이케아 측은 AI를 이용해 개발한 새로운 앱이 고객에게 영감과 창의성을 주며 원하는 인테리어를 시각화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AR기술을 적극적으로 판매서비스에 도입하고 있는 Walmart는 ‘View in Your Room’이라는 AR 가구배치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앱은 손가락으로 제품을 배치하는 중에 가구가 벽이나 바닥으로 들어가 가이드 영역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진동이 오는 햅틱 기술을 사용하여 제품이 안전한 영역에 배치될 수 있도록 도왔으며, 앞으로 제츠쳐 인식과 음성 명령 기능을 추가하여 사용자 친화 기능으로 업데이트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 첨단기술이 집약된 모빌리티 산업
모빌리티(Mobility)는 사전적으로 (사회적)유동성 이동성, 기동성을 뜻하는 말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는데 기여하는 각종 서비스나 이동수단을 폭넓게 일컫는 말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기자동차 등 각종 이동수단과 차량호출, 카셰어링, 스마트 물류, 협력 지능형 교통체계 등의 서비스가 포함된다.(네이버 지식백과) 이러한 모빌리티 산업은 타 분야보다 빠르게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제품향상과 발전된 서비스 제공에 앞장서 왔다. 자율주행,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5G, XR 등은 미래형 자동차의 필수기술로서, 앞으로의 자동차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으로 하나의 ‘움직이는 스마트폰’이 되어가고 있으며, 기업들은 자율주행이 가능해진 차량을 이동수단을 넘어서 보다 가치 있는 경험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실감기술 융합을 비롯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자율주행과 VR콘텐츠를 결합한 국내 자율주행셔틀버스 TASIO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스타트업 스프링 클리우드(Spring Cloud)는 국내 최초 자율주행셔틀 버스 TASIO를 여수에서 선보였다. TASIO셔틀버스는 여수엑스포공원 초입에 위치한 STP(스마트 플랫폼)를 시작으로 10시부터 18시까지 운영되며, 모바일 앱과 키오스크 내에서 실시간 차량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셔틀과 VR콘텐츠를 결합한 ‘오페라 엑스알(Opera XR)’을 통해서 이용자가 달리는 자율주행 차량 안에서 VR 기계를 쓰고 있으면 차량이 정류장 근처에 도착할 때마다 눈앞에 캐릭터가 나타나 해당 정류장에 대한 나레이션을 설명하고, 이동 중간에는 VR을 통한 슈팅게임을 할 수도 있다. 스프링 클라우드는 현재 자율주행셔틀 내부 유리에 스마트 미러를 적용하여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증강현실 관광 가이드 기능’과 오락 콘텐츠를 제공하는 이동형 영화관 등으로 활용 가능한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이러한 서비스가 자율주행 차량에 적용되면, 이용자는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다양한 실감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 증강현실(AR)을 이용한 HUD(Head-Up Display)
AR HUD는 도로나 건물 등 주변 사물과 가상 그래픽을 혼합해 차량의 진행 방향 및 정보 등을 운전자 바로 앞 유리에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증강현실 장치이다. 몇 년 전부터 이러한 기술이 국내외 전기자동차에도 탑재되어 출시되고 있다. HUD(Head-up Display)는 전방 윈드쉴드에 그래픽을 투영하여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면서 안전하게 정보를 볼 수 있으며, AR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현실적이고 직관적인 내비게이션 안내와 주행보조(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주행보조 기능은 앞차와의 간격을 자동으로 측정해서 보여주고, 차선 이탈시 경고를 보내며, 사각지대와 후방을 감시하는 기능을 하는 안전장치이다. 이러한 증강현실 기술은 특히 자율주행차 시대에 핵심적인 기술이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가 더욱 보급화 되는 미래의 AR HUD는 현재의 네비게이션과 주행보조에 집중된 기능보다는 운전을 하지 않는 탑승자들을 위해서 도로 주변의 상점이나 쇼핑몰의 할인 정보를 보여주는 등 다양한 형태로 주변정보를 수집하여 광고를 표시하는 기능으로 확장 될 것이다.
# 소셜미디어에 속 AR필터가 만드는 재미
인스타그램에서 24시간 뒤 사라져 부담 없이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스토리 기능이나 릴스에서 AR필터를 이용해 가면을 만들고 얼굴을 장식하며 재미를 만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소셜미디어 기반 AR필터는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쉽게 제작할 수 있으며, 수익화를 위한 크리에이터부터 기업의 마케팅 창구까지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주로 Z세대가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현실 공간과 어우러진 다양한 AR콘텐츠를 통해서 이용자는 자신의 얼굴에 새로운 정체성을 입히며 색다른 재미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Meta는 2019년 누구나 AR 필터를 만들 수 있는 무료 툴 ‘Spark AR’을 공개하고 대중화에 나섰고, 한국의 인플루언서와 작가를 중심으로 확장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틱톡은 올 해 10월부터는 일부 국가에서만 진행되던 크리에이터 수익화 모델인 ‘이펙트 크리에이터 리워드(Effect Creator Reward)’ 프로그램을 국내로 확대해 AR필터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배지를 부여하고, 보상을 지급하여 크 수익를 나누고 있다. 이러한 AR필터를 만드는 사람들을 ‘AR크리에이터’라고 하며, 이들은 인스타그램, 스노우, 틱톡과 같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카메라 기능을 활용하는 AR 이펙트 및 필터를 만들고 있으며, 제품 홍보와 브랜드협업을 위한 AR콘텐츠를 제작하여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즐거움과 색다른 재미를 만들고 있다.
# 생성 AI 와 앞으로의 현실(Hyper-Reality)
지금까지 살펴 본 다양한 혼합현실(XR) 사례들은 앞으로 AI기술과 만나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올 해 쏟아진 생성형 AI가 콘텐츠 창작을 돕는 도구로서 주로 응용프로그램 서비스로 사용되었다면, 앞으로의 AI는 다양한 산업분야로 융합되어 초연결(Hyper-Connectivity),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된 모습으로 우리가 기존에 사용하던 모든 장르의 앱 속에 직간접적으로 통합되고 흡수된 형태로 확대될 것이다. 가령 배달의 민족 앱을 켜면, 스마트워치로 전송된 나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반영해 야채가 풍부한 식당 메뉴를 추천하고, 위시리스트를 써놓으며, 나의 개인화된 AI 조수가 쿠팡에 들어가 위시리스트의 제품을 검색해 미리 장바구니에 제품을 담아놓을 수도 있다. Apple Vision Pro를 쓰고 일하는 중에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3D 스캔으로 만들어진 나의 버츄얼 휴먼이 친구와 대신 통화를 하고, 중요한 내용을 메모로 남겨 놓을 수도 있다. 또한 나의 휴대폰을 통째로 학습한 AI가 남자친구의 생일에 그가 갖고 싶었던 선물과 완벽한 메시지를 보내서 그를 감동시키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런 날이 정말로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전에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남아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좀 더 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